"첫 걸음"
대구의 어느 조용한 동네, 김동석(가명)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텅 빈 학원에서 책상을 정리하고 있었다. 새로 구입한 교재들은 고요한 공간에 차곡차곡 정돈되어 있었고, 창문 밖으로 스며드는 오후의 햇살은 따스했지만 그의 마음은 전혀 따뜻하지 않았다.
"처음 학원을 열 땐 이렇게 막막할 줄 몰랐지..."
스스로에게 한숨처럼 내뱉으며 동석은 학원 초창기의 기억을 떠올렸다.
7년 동안 학원 강사로 수업을 하며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는 자신만의 학원을 열어 자신의 방식으로 교육을 해보겠다는 꿈을 품었다. 수업에 대한 자신감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다. 그러니 학원을 열면 학생들이 몰려올 거라 생각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처음 시작은 설렜다.
학원의 인테리어는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교실 벽엔 따뜻한 색의 페인트를 칠했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소파를 로비에 배치했다. 작은 화분들로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이곳은 분명 특별해질 거야." 그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다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학원이 문을 연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전화는 울리지 않았다. 동석은 하루 종일 학원에 앉아 초조하게 시간을 보냈다. "왜 아무도 오지 않는 거지? 내가 뭘 잘못한 걸까?"
급한 마음에 전단지 업체를 찾아갔다. 학원 광고지를 주문 제작해 주변 아파트에 직접 붙였다. 손끝에 종이가 베일 정도로 많은 전단지를 붙였지만, 돌아온 것은 단 한두 통의 전화뿐이었다. "네, 영어학원입니다. 아, 상담요? 네, 네… 아, 그렇군요." 전화가 끊긴 뒤의 정적은 더 깊은 외로움을 남겼다.
며칠 후에는 블로그 광고업체로부터 전화가 왔다. "블로그 광고를 맡기시면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겁니다." 그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몇십만 원의 비용이 아깝지 않았다. 그래서 광고를 맡겼지만, 한 달이 지나도 결과는 없었다. 컴퓨터 화면 속 허전한 조회수는 그의 실망감을 더욱 크게 했다.
"새로운 길, 스쿨존"
김동석은 학원 문을 닫던 날을 잊을 수 없었다. 학원의 불을 끄고, 문을 잠그고, 마지막으로 간판을 바라보던 순간의 허탈함.
"내가 이렇게 실패할 줄은 몰랐어…"
한 번의 실패가 이렇게 무겁게 다가올 줄 그는 몰랐다. 모든 걸 걸었던 꿈이 무너진 뒤, 다시 학원 강사로 돌아갈 생각은 마음을 더 옥죄었다. 하지만 갈 곳도 없었다.
우연히 발견한 이름, 스쿨존
어느 날, 동네를 걷다가 우연히 본 간판이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스쿨존?" 처음엔 어린이보호구역 안내라고 생각했지만, 간판 아래 적힌 문구는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대구 지역 학원 매매 및 컨설팅 전문"
"학원을 매매한다고?" 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스마트폰으로 스쿨존의 홈페이지를 검색했다.
화면 속 홈페이지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학생을 인수인계한다고? 학원을 사고파는 사업이 있다는 걸 왜 이제 알았지?”
지금까지 학원 운영에 실패한 이유가 머릿속에 퍼즐처럼 맞춰졌다. “아, 인테리어가 중요한 게 아니었구나. 학원을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있었네.”
한 통의 전화, 새로운 시작
그는 주저 없이 스쿨존에 전화를 걸었다. 상담사의 차분한 목소리가 그의 초조함을 조금씩 풀어주었다.
“현재 학생이 몇 명 있는 작은 영어 학원이 있는데, 예산에 맞으실 것 같아요. 수익도 조금씩 나오고 있고요.”
기대와 설렘이 뒤섞인 감정으로 그는 학원 매물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학생이 적더라도, 이미 운영되고 있는 학원이라면 적어도 제로포인트에서 시작하는 두려움은 덜할 것 같았다.
며칠 뒤, 그는 스쿨존이 추천한 작은 학원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도전, 혼자가 아니었다
학원을 인수한 뒤, 동석은 곧바로 학생들과의 친분을 쌓는 데 집중했다.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고, 하나하나 세심하게 지도했다.
“선생님, 오늘 수업 너무 재밌었어요!”
학생들의 작은 반응에도 그는 희망을 느꼈다.
게다가 스쿨존은 단순히 학원을 매매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광고는 이렇게 하셔야 해요. 블로그 운영도 조금씩 해보세요. 설명회는 이런 식으로 진행하시면 좋습니다."
스쿨존에서 제공한 다양한 마케팅과 상담 교육은 그의 자신감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광고비를 허투루 쓰지 않는 법, 학부모와의 상담 요령, 지역 설명회 개최법까지, 그는 배우는 대로 실천했다.
작은 학원의 변신
시간이 지날수록 학원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부모의 입소문이 돌았고, 지역에서도 학원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여기 영어학원 선생님 정말 잘 가르친대!”
조용했던 학원 복도는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몇 년이 지나, 김동석의 학원은 이제 대구 지역에서 유명한 영어 학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어느 날, 그는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했다.
"처음엔 왜 몰랐을까. 성공은 혼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는데."
그는 학원 운영에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했고, 이번엔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구하는 법을 배웠다.
“누구나 잘되고 싶어 하지만, 그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거야.”
스쿨존을 통해 시작된 그의 두 번째 도전은, 단순히 학원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그에게 다시 꿈꾸는 용기를 안겨주었다.